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
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
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
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
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
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저쪽에서
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
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
가까이서 보고 싶었고
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
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
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
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
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
무슨 일을 하든 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
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
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
사랑한다는 말을 기어이 접어두고
가슴 저리게 환히 웃던, 잊을게요
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
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
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
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
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
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
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
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
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
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.
- 이정하 시인 -
이정하 시집 "그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좋다" 도서출판 푸른 숲
사랑으로 가슴 아프지 않은 삶만 살아온 사람은 없겠죠.
행복만 가득한 사랑도 사랑이고
가슴 시리도록 아픔을 안겨 준 사랑도 사랑 이리니
누구든 살아가면서 가슴 깊이 안고 가는 꽃처럼 아름다운 사랑 하나 정도는 있겠죠.
「 시인 이정하 」"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"
이정하 시인의 시집 "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"는 1997년 출판사 「푸른숲」에서 출간한 시집이다. 어느 해인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책꽂이 책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시집을 집어 들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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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시인 이정하」 "그를 만났습니다."
그를 만났습니다.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반갑게 차 한 잔 할 수 있는 그를 만났습니다. 방금 만나고 돌아오더라도 며칠을 못 본 것 같이 허전한 그를 만났습니다. 내가 아프고 괴로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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